제1장②: 유령이라 불린 소녀

1. 희미한 단서

밤의 음악실에서 울려 퍼지는 피아노. 그 정체를 찾기 위해 거울의 세계를 헤매는 솔레나트리오 - 레오, 나오키, 소우타 세 사람은 사라진 악보를 바탕으로 단서를 찾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거울 세계의 학교 건물은 부자연스러운 정적에 휩싸여 어디를 가도 불쾌한 공기가 감돈다.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운 복도를 걷다 보면 마치 발밑만 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세 사람은 말없이 다음 탐사 장소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역시 도서관 같은 곳일까요. 악보를 보완할 수 있는 책이 있을지도 몰라"
나오키가 안경 안쪽을 비추며 그렇게 제안하자 레오는 팔짱을 끼고 "나쁘지 않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소우타는 "으음, 도서관, 무섭다 ......"라고 약하게 말하지만, 반대할 기력도 없는 듯하다.

첫 번째 불가사의인 '밤의 음악실'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려면,소녀의 유령가 깊이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이 세상에도 그녀가 존재한다면, 어딘가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세 사람은 다음 행선지로 '도서관'으로 향하기로 한다.


2. 도서관으로 가는 길

거울 세계의 학교 건물에서 도서관은 현실과 같은 곳에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어느 계단을 올라가면 그곳에 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좌우가 뒤바뀌어 있을 뿐만 아니라 복도의 길이와 꺾이는 위치가 미묘하게 다른 것 같기 때문이다.

"...... 아, 여기 아까 지나갔던 곳 아니었어?"

소우타가 복도 구석에 있는 그림(좌우 반전된 풍경화)을 보고 얼굴을 붉힌다. 레오도 "확실히 닮았다"고 동의했고, 나오키는 아쉬운 듯 입술을 깨물었다. 거울의 세계에서의 '미궁화'는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이동이 어려울 줄은 몰랐다.

그래도 언젠가는 어떤 출구나 다른 교실로 갈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세 사람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중 문 하나가 눈에 들어왔고, 거기에는 희미하게 보이는 글자가 보였다. "도서관"이라고 읽히지 않을 수 없다. 어둠 속에서 반신반의하며 문을 열자, 그 안은 먼지 쌓인 책장이 늘어선 방이었다.

"역시 여기가 도서관이 아닐까?"
레오가 손전등을 비추자 소우타가 "아 ......"라고 속삭인다. 나오키는 의기양양하게 선반을 한 바퀴 둘러보며 '책이 사라지는' 신기한 일이 현실에서도 일어나는지 궁금해하는 것 같다.


3."소녀의 유령"에 대한 정보

세 사람은 책장을 뒤지며 '밤의 음악실'과 관련된 문헌과 소녀의 유령에 관한 메모 등을 찾아본다. 하지만 거울 세계의 책은 글자가 좌우로 뒤집혀 있거나 페이지가 부자연스럽게 찢어져 있어 읽기가 쉽지 않다.

나오키가 비교적 능숙하게 거꾸로 된 글자를 분석하며 한 장 한 장 훑어보지만, 결정적인 자료는 찾을 수 없다. 소우타는 선반 아래쪽을 들여다보며 "여기에도 책이 사라지는 현상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라고 어렴풋이 말한다. 레오는 돌아다니며 선반에 붙어 있는 종이 조각과 메모를 확인했다.

"야, 이거 ...... '피아노 치던 아이' 같은 이야기잖아"
레오가 손에 쥔 것은 작은 손글씨 메모 한 장이었다. 모서리에 낡은 스티커가 붙어 있고, "○○○○子"로 보이는 이름의 흔적이 있다(글자가 깨져서 잘 보이지 않는다). 내용은 일기장 같았고, '마지막으로 연주하고 싶었던 곡', '발표회에 못 나갔어요'라는 낙서가 눈에 띄었다.

"이 아이가 그 '소녀'일까 ......?"
소우타가 겁에 질려 읽어 내려가려 하지만 중간에 글자가 뒤틀리고 좌우가 뒤바뀌는 바람에 해독이 쉽지 않다. 그래도 '마지막', '피아노', '곡', '발표회', '생각' 등의 단어가 희미하게 보인다.

나오키는 메모를 들고 손전등으로 비추며 추리한다.
"아마 음악 발표회 같은 게 있어서 이 아이는 못 나갔을지도 몰라요. 그 한이 유령이 되어 이 교사에 남아 있다거나 ...... 그런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어요."
소우타는 등골이 오싹해지며 "하지만 그런 게 정말 있는 걸까?"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레오는 복잡한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문 채 방금 전의 신비한 선율을 떠올렸다.


4."유령"같은 기척이 느껴진다

도서관을 샅샅이 뒤져도 메모 정도의 단서밖에 찾을 수 없었다. 낙담한 세 사람이 문 쪽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공기가 약간 서늘해졌다. 갑자기 음악실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시선' 같은 기운이 뒤에서 스쳐 지나간다.

"지금 ...... 뭐야 ......!"
레오가 몸을 돌리자 선반 뒤쪽에서 무언가 움직인 것처럼 보인다. 서둘러 손전등을 비춰보지만, 그곳에는 책이 어지럽게 꽂혀 있는 선반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어디선가 숨소리 같은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나오키는 안경 너머로 선반의 틈새를 들여다보지만, 먼지로 뒤덮인 공간만 넓어질 뿐이다.

소우타는 반쯤 울면서 "야, 야, 이런 건 싫어요 ......"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레오도 역시 식은땀을 흘리고 있지만, "여기서 도망쳐봤자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며 발걸음을 멈춘다. 만약 이것이 소녀의 유령이라면 분명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가정하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는 추측이었다.

선반 아래에서 바람이 불어와 책 한 권이 팔랑거리며 바닥에 떨어졌다. 세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다가서니 책 표지에 '음악 발표회 역사'로 보이는 제목이 왼쪽으로 뒤집혀 적혀 있었다. 페이지를 펼치려는데, 책이 반쯤 찢겨져 있고 중요한 부분이 빠져 있다.

"이건 못 읽겠네 ......"
나오키가 낙담한 표정으로 말하자, 레오는 메모와 마찬가지로 "찢어진 부분에 힌트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소우타는 바닥에 떨어진 조각이 있는지 주위를 둘러보지만 찾을 수 없다. 바람에 휩쓸려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5. 소박한 결심

유령의 존재를 확신할 수 있는 증거는 아직 미약하지만, 세 사람은 '밤의 음악실'과 '발표회에 나가지 못한 소녀'로 보이는 단서들을 조금씩 모으기 시작한다. 메모와 책이 찢어진 것이 어떤 힘이 작용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우연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을 남기고 사라진 소녀가 '마지막 곡'을 완성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가설이 떠오른다.

"만약 그 아이가 발표회에서 연주하지 못한 곡을 완성하면 성불...... 아니라 해결될 수도 ......?"
소우타가 멍한 표정으로 말하자 나오키도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인정한다. 레오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도서관에서 느꼈던 시선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것이 신경 쓰인다.

"좋아. 그럼 이 책과 메모의 찢어진 부분을 모으는 느낌으로 곡을 재현한다 ......!"
레오의 제안은 마치 퍼즐을 푸는 것과 같은 줄거리지만, 세 사람에게는 다른 유력한 수단이 떠오르지 않는다. 일단 악보 보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다시 밤마다 음악실에 가서 실제로 연주해 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그렇게 결심한 직후, 어디선가 희미한 웃음소리 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우타가 깜짝 놀라 어깨를 들썩였고, 나오키도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다. 레오는 조금 당황한 듯 "고마워요 ......"라고 작게 중얼거렸다. 만약 이것이 정말 유령 소녀의 기운이라면, 분명 무언가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두려움보다 묘한 감정이 밀려온다.


"그거야!"

세 사람은 평소처럼 작은 암호를 주고받으며 도서관을 떠난다. 흩어진 정보를 연결하고 '유령이라 불리는 소녀'의 과거를 밝혀내면, 밤의 음악실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믿고 거울 세계의 옛 학교에서 더 많은 단서를 찾기 위한 모험이 계속된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솔레나트리오의 유대감과 호기심이 막연한 두려움을 능가하는 힘이 될 것임을 세 사람은 각자 느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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