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뒤집힌 학교 건물, 움직이지 않을 때
바닥에 쓰러져 있던 레오, 나오키, 소우타 세 사람은 그곳이 '옛 학교 건물의 계단'인데도 어딘가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빛은 희미하고, 벽과 천장의 색은 칙칙해 보이며, 무엇보다도 고요함이 무겁게 느껴진다. 마치 '소리 없는 세계'에 던져진 것 같았다.
"여기 ...... 원래 있던 곳이 맞나요?"
숨을 가다듬으며 나오키가 말하자, 소우타는 겁에 질린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레오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공기에 등골이 오싹해진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있던 창문에 금이 갔고, 계단 바닥에 쓰여진 낙서는 좌우가 뒤바뀌어 글자를 읽을 수 없을 정도였다. 벽에 붙어 있던 포스터와 벽지도 일그러진 것처럼 보이고, 시계는 바늘이 멈춘 채 움직이지 않는다.
"진짜로 거울 속에 들어온 건가 ......?"
레오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에 자신이 가장 놀란 것 같았다. 곧바로 "어떻게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당연히 답은 찾을 수 없었다. 애초에 어떻게 이곳에 빨려 들어왔는지조차 세 사람 모두 정리가 되지 않았다.
2."거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세 사람이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아까' 자신들이 끌려갔던 거울을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계단 벽을 손으로 더듬어도 차가운 금속 프레임이나 유리의 질감 등은 느껴지지 않는다. 나오키가 몇 번이나 벽을 두드려도 먼지만 떨어질 뿐이다.
"정말, 거울이 없어졌어요 ......"
소우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나오키도 이치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상황에 당황하며 이마의 땀을 닦았다. 레오는 주먹을 벽에 대고 답답한 듯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이 계단 벽에는 '거울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 잔물결처럼 일그러진 모습도 더 이상 그림자도 형태도 없다.
"끌려왔다는 건 출구가 있다는 뜻이겠지 ......"
레오가 이를 악물고 말하자 나오키는 조용히 안경을 밀어 올린다. 소우타는 "이런 거, 어떻게 찾아요 ......?"라며 어깨를 으쓱했다. 라고 어깨를 으쓱했다. 세 사람은 '거울'을 찾는 것 외에는 탈출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지만, 거울이 사라진 지금, 그저 서 있을 수밖에 없는 걸까.
3. 일곱 가지 불가사의를 단서로
침묵이 짙게 깔린 계단에서 나오키가 먼저 입을 열었다.
"...... 칠 불가사의. "여기 계단 거울에 '비춰지지 않아야 할 것이 비춰진다'는 말도 있었지. 설마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
"하지만 일곱 가지 불가사의를 모두 조사하면 돌아갈 수 있는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레오는 조급함을 억누르듯 말을 이어나간다. 예전부터 칠대 불가사의에 관심을 갖고 옛 학교 건물에 잠입한 것도 그였다. 하지만 그 결과가 이것일 줄 알았다면 단순한 장난으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왠지 모를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경이로움에 대한 탐구심이 꿈틀거린다.
"...... 일곱 가지 불가사의를 모두 풀면 뭔가 일어날 수도 있고,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할 수밖에 없지 않겠지?"
나오키는 숨을 헐떡이며 말한다. 소우타는 눈물을 훔치면서도 "그 방법밖에 없지 ......"라고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세 사람 사이에 하나의 공통된 인식이 생겼다. '일곱 가지 불가사의'를 찾아 거울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4. 학교 건물 안쪽으로 이동
불안과 긴장을 안고 세 사람은 계단을 내려가 보기로 했다. 내려가자마자 어두운 복도가 좌우로 길게 뻗어 있었다. 보통의 옛 학교 건물이라면 오른쪽에 교무실(지금은 창고로 쓰인다고 한다)이 있어야 하는데, 문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고, 왼쪽에 보이는 창문에는 흐린 유리가 끼워져 있을 뿐이다. 멀리 보려고 해도 시야가 흐릿해 깊이를 알 수 없다.
"...... 같은 건 거리감이 이상해요. 복도가 긴 건지 짧은 건지 모르겠어요."
소우타가 목소리를 떨자 나오키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치 시야가 좁아지는 것 같은 답답함을 느낀다. 레오는 발밑을 확인하며 천천히 걸어간다. 바닥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평소 목조 교사와 마찬가지로 미묘하게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거울의 세계이니 건물 구조도 현실과 거꾸로 되어 있는 건 아닐까?"
레오가 말하자 나오키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현실의 구조를 알아도 소용없을지도 모르겠다 ......"
5."또 다른 나"를 엿볼 수 있다?
문득 복도 끝에 작은 유리창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교실 칸막이용인지 허리 정도 높이의 판자가 있고, 그 위는 젖빛 유리로 되어 있다. 레오가 손전등을 비추자 유리 안쪽에 희미하게 사람 그림자 같은 것이 비치는 것 같았다.
"소우타, 거기 서보세요"
레오의 말에 이끌려 소우타가 유리 앞에 섰다. 그러자 유리 안쪽에 비춰져야 할 소우타의 모습이 약간 시차가 있는 것처럼 움직였다. 마치 거울을 통해 보는 자신의 모습이 조금 늦게 움직이는 것 같은 위화감이다.
"어 ...... 뭐야, 이거 ......?"
소우타가 물러나자 그 그림자도 미묘하게 뒤늦게 물러난다. 시각적 속임수인지, 아니면 거울의 세계 특유의 현상인지, 나오키는 "이런 젠장 ......"이라고 중얼거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레오는 숨을 죽이고 지켜보다가 이내 소우타의 손을 잡고 그 자리를 떠났다.
"이쪽은 나중에 알아볼 테니 우선 ...... 더 확실한 칠대 불가사의를 확인하자"
소우타가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나오키는 "일단 음악실이나 과학실을 한번 가보자"고 제안한다.
6. '그것 말고'로 마음 맞추기
모든 것이 뒤바뀌고, 믿을 수 없게 느껴지는 거울의 세계. 그래도 세 사람은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열쇠가 '일곱 개의 불가사의'에 있다고 믿고 나아갈 수밖에 없다. 계단에서 거울을 찾을 수 없는 지금, 다른 불가사의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수밖에 없다.
"무섭지만 ...... 할 수밖에 없죠"
소우타가 입을 열자 나오키도 "어쩔 수 없지 ......"라고 속삭였다. 레오는 가라앉은 표정에 힘을 북돋아 주려는 듯 가슴을 펴고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 갈까요? "それな』......!"
세 사람의 목소리는 거의 속삭임에 가까웠지만, 옛 학교 건물의 고요함 속에서 잘 울려 퍼졌다. 평소처럼 큰 목소리로 합창할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두려움은 있다. 그래도 구호를 외치면 조금이라도 용기가 솟아나는 것을 느낀다.
이렇게 솔레나트리오는 거울의 세계에서 일곱 가지 불가사의 해명에 나섰다. 밤의 음악실은 현실과는 또 다른 기괴함을 띠고 있을 것이고, 과학실의 인체 모형이 돌아다니는 현상도 이 세계라면 더욱 섬뜩함을 더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를 극복해야만 세 사람은 다시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음악실과 과학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어떤 수수께끼일까? 거울에 빨려 들어가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진정한 모험의 예감에 가슴을 두근거리며 세 사람은 무거운 복도 안쪽으로 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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